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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집

김소월의 [진달래꽃]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1925)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1925년 매문사(賣文社)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김소월이 생전에 간행한 유일한 시집이다. 한국 최초의 창작시집으로는 1923년 조선도서주식회사에서 출간한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를 손꼽을 수 있다. 1924년에는 주요한의 [아름다운 새벽], 조명희의 [봄 잔디밧 위에], 박종화의 [흑방비곡], 변영로의 [조선의 마음], 노자영의 [처녀의 화환] 등이 나왔다. 김소월의 [진달래꽃]도 그 연대로 따진다면 초창기에 출간된 창작시집에 해당한다.

[진달래꽃]을 출간한 매문사는 김소월의 스승이기도 했던 시인 김억이 운영한 작은 출판사다. 김억은 19259월 자신의 제2시집 [봄의 노래]를 이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매문사의 [진달래꽃]은 한성도서주식회사(漢城圖書株式會社) 총판본이 널리 알려져 있다. 겉표지에 표제가 진달내꽃이라는 도안글씨로 표시되어 있으며 진달래꽃과 바위산이 채색화로 그려져 있는 양장본이다. 본문은 모두 234면이며 판형은 국판 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국반판(菊半版)이다. 시집의 서문이나 발문이 없으며, 본문에 총 127편의 시를 16부로 구분하여 실었다. 1님에게<먼 후일> · <풀따기> 10, 2봄밤<봄밤> · <꿈꾼 그 옛날> 4, 3두 사람<두 사람> · <못잊어>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8, 4무주공산(無主空山)’<> · <맘 켱기는 날> 8, 5한때 한해<어버이> · <잊었던 맘> 16, 6반달<가을 아침> · <가을 저녁에> 3, 7귀뚜라미<> · <님과 벗> 19, 8바다가 변하여 뽕나무밭 된다고<바다가 변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 <황촉불> 9, 9여름의 달밤<여름의 달밤> · <오는 봄> 3, 10바리운 몸<우리집> · <바리운 몸> 9, 11고독에<비난수하는 마음> · <초혼> 5, 12여수(旅愁)’, <여수> 1 · 2 2, 13진달래꽃<진달래꽃> · <접동새> · <산유화> 15, 14꽃 촉불 켜는 밤<꽃 촉불 켜는 밤> ·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10, 15금잔디, <금잔디> · <엄마야 누나야> 5, 16부에는 <닭은 꼬꾸요> 1편 등이다.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된 김소월의 시는 한국 근대시의 형성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근대시의 성립과 함께 문제시되었던 새로운 시 형식의 추구를 염두에 둘 경우, 김소월의 시는 분명 시적 형식의 독창성을 확립하고 있다. 그는 서구시의 형식을 번안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국 근대시의 형식에 새로운 독자적인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시적 형식은 전통적인 민요의 율조와 토속적인 언어 감각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토착어를 민요적 리듬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김소월의 시는, 바로 그러한 언어의 특성에 기초하여 민족의 정서를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시집 [진달래꽃]은 중앙서림(中央書林) 총판본이 또 하나 있다. 이 책은 표제가 진달내으로 표시되어 있다. 본문의 면수와 판형, 그리고 본문 조판 방식이나 인쇄 활자 크기가 한성도서주식회사 총판본과 똑같다. 판권지의 출판사항을 살펴보아도 표제와 총판매소만 서로 다를 뿐 모든 사항이 서로 일치한다. 그러나 당시 매문사에서 왜 이렇게 겉표지의 장정을 완전히 다르게 하여 한 권의 시집을 똑같은 시기에 출판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문화재청에서는 2011225일 시집 [진달래꽃]의 한성도서 총판본과 중앙서림 총판본 가운데 보존상태가 양호한 4책을 최초의 근대문화재로 지정 등록하였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1951년 숭문사에서 발간한 시집 [진달래꽃]이 일모 정한모 문고에 보존되어 있다. 이 책은 해방 이후 나온 김소월의 시집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증보판의 하나이며 기존 시집에 누락되었던 작품들을 대거 발굴 수록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