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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초가을 빗속에서 얻은 시집 「백록담」 이렇게 많은 책들을 나중에 어떻게 해요? 아내는 가끔 책방 청소를 하면서 내게 묻곤 한다. 나는 대답 대신에 그저 빙그시 웃는다. 학교 연구실에 쌓아둔 책과 고향집으로 옮겨 둔 책들까지 모두 어떻게 처리할 것이지 궁리해 본 적이 없다. 공부하는 사람이니 책이 재산이지 하셨던 어머니의 말씀을 생각할 뿐이다. 내가 책을 사 모으기 시작한 것은 가난한 대학원 시절부터다. 지금은 대학 근처에 둘러볼 만한 헌책방이 별로 없지만, 그 시절에는 대학천에서부터 청계천으로 이르는 골목이 모두 책방으로 이어져 있었다. 대개 헌책을 사고팔았다. 우리 같은 가난한 학생들이 학기가 끝난 후 강의 교재를 내다 팔기도 했고, 새 학기 강의를 위해 남이 내다판 책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던 곳이다. 나는 곧잘 청계천 헌책방 순례를 하곤.. 더보기
새로 찾은 정지용의 시 <추도가(追悼歌)> 시인 정지용이 남긴 시 한 편을 새로 찾았다. 라는 제목으로 1946년 3월 2일 대동신문(大東新聞)에 실린 작품이다. 기미독립선언기념 전국대회를 위해 쓴 것으로 행사용 가창곡의 가사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지용은 해방 직후 시를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였다. (대조, 창간호, 1946. 1), (혁명, 창간호, 1946. 1), (문예, 7호, 1950. 2), (문예, 8호, 1950. 6) 등이 그동안 조사되었던 전부이다. 그러니 이 한 편의 시가 새로이 연보에 추가될 수 있게 된 것이 반갑다. 작품의 전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국토(國土)와 자유(自由)를 잃이우고 원수(怨讐)와 의(義)로운 칼을 걸어 칼까지 꺾이니 몸을 던져 옥(玉)으로 부서진 순국열사(殉國烈士) (후렴) 거룩하다 놀라워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