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콘서트 2012. 11. 18. 14:02

 

*치나! : 저리 가!(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치나랑게! : 저리 가라니까!(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흉작凶作

어이서* 푸작나무*

뒤집어 말리는 소리

그라고*, 가랑잎 긁어대는

갈쿠질* 소리

갑자기 밀려온 추위에

구들장 온기마저

죄다* 사라진 탓이다

다 저녁 때

기뚜래미* 울음소리마저도

고뿔*에 든 것 같다

모탱이*에 내동댕이쳐진

부시땅*이라도 밀어 넣고

아궁이에 풀무질*을 해댈까

왼죙일* 치질해 보아도

남은 나락 별반 없고

봉창*마저 텅 비어버린

굶품한 이 가을

굴타리먹힌* 감 하나

푸지게* 먹을 수 없구나

 

*어이서 : 어디에서(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푸작나무 : 산에서 땔감으로 베어온 잔 나뭇가지와 억새풀 등(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그라고 : 그리고(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갈쿠질 : 갈퀴질(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죄다 : 모조리, 모두 다(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고뿔 : 감기(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기뚜래미 : 귀뚜라미(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보탱이 : 모퉁이(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부시땅 : 부지깽이(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왼죙일 : 온 종일(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봉창 : 호주머니(충남 서천지방 사투리)

*푸지다 : 매우 많고 넉넉하다

*굴타리먹다 : 벌레 등이 파먹다

 

약력 : 1950년 충남 서천 출생. 1978[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편안한 흔들림과 시선집 구름은 무게를 버리며 간다등 다수. 충남도문화상, 시예술상본상, 충남시협본상 등 수상.